2012년 1월 29일 일요일

퍼팅의 세 가지 테크닉

퍼팅은 아주 세밀한 기술입니다. 골프 스윙 중 가장 간결하고 쉬워 보이지만, 가장 어려운 스윙이죠. 퍼터 스윙에는 대략 세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가장 일반적인 것이 지면과 수평으로 볼의 중심선을 치는 방법입니다. 단면을 생각해보면 퍼터는 지면에 거의 붙어나가면서 퍼터의 페이스 중심이 볼의 중심을 치는 것이죠. 대부분 아마추어가 이 방법으로 퍼팅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이런 퍼팅은 한 가지 약점이 있습니다. 볼의 중심과 퍼터 페이스의 중심 그리고 지면과 수평이 되도록 스윙을 하며 퍼팅을 하면 볼과 페이스가 만나는 순간 볼은 지면에서 튀면서 굴러갑니다. 이것은 볼이 지면에 붙어 자연스럽게 굴러가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까운 거리라면 괜찮지만, 롱퍼팅이라면 리스크가 크죠. 

롱 퍼팅은 어퍼블로, 쇼트 퍼팅은 펀치 샷
퍼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볼을 원하는 방향으로 매끄럽게 굴리는 것입니다. 나이키 메소드 퍼터에 있는 폴리 메탈 그루브는 퍼팅시 볼이 튀지 않고 바로 굴러가도록 하는 소재와 기능을 갖추고 있지만, 대부분의 퍼터는 그런 기능이 없기에 퍼팅 시 매끄럽게 굴리는데 좀 더 집중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약간 어퍼블로로 볼을 굴려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굴러가는 속도와 회전의 속도가 일치하기 때문에 ‘순회전’ 하게 됩니다. 프로 선수는 이런 퍼팅 방법을 사용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프로의 퍼팅을 보면 볼이 튀는 것을 좀처럼 보기 힘들죠.


그러나 이런 방법은 숙련되기까지 대단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고, 거리감을 맞추기 어렵기에 아마추어에게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롱 퍼팅에는 어려움이 생깁니다. 아마추어 골퍼에게 긴 퍼팅의 목표는 홀컵 주변에 볼을 붙이는 것이지만, 그렇게 붙이는 것 자체도 어렵기 때문에 긴 퍼팅에서는 처음 나온 방법인 지면과 수평을 이루는 퍼팅이 더욱 효과적입니다. 볼은 조금 튀겠지만 거리감을 맞추는데 훨씬 도움이 되기 때문이죠. 


쇼트 퍼팅은 때론 펀치 샷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이것은 퍼터 헤드로 볼을 끊어치는 방법인데 볼을 친 후 헤드를 바로 멈추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즉, 팔로 스윙을 생략하는 것이죠. 이렇게하면 볼은 홀컵을 향해 일직선으로 굴러갑니다.  펀치샷의 장점은 방향성에 있습니다. 단, 이런 방법으로는 거리감을 느끼기는 어렵죠. 따라서 짧은 거리라면 거리감보다는 정확한 방향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펀치샷 형태의 퍼팅이 훨씬 편리합니다. 아마추어라면 지면과 수평이 되는 퍼팅(거리감 위주)과 펀치샷(방향성 위주) 퍼팅 두 가지 방법만 잘 익혀도 퍼팅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것입니다.(출처 : 골프는 과학이다 / 아르고나인) MY BEST YEAR :: NIKEGOLF

NIKEGOLF


비법 정리
쇼트 퍼팅에서는 펀치 샷을 하여 홀컵에 똑바로 넣는다. 일반적인 거리에서는 순회전을 시켜 홀컵을 노린다. 긴 거리에서는 볼의 중심선을 수평으로 쳐서 홀컵 옆에 붙인다.

2011년 11월 21일 월요일

퍼팅 1-퍼팅라인을 잘 보려면 오픈 스탠스로


 드라이버에서 퍼터에 이르기까지 특히 아마추어 골퍼는 자세가 스퀘어가 기본이다.

 이 원리는 변함이 없다. 퍼팅이란 아무리 볼을 잘 쳐도 홀 컵까지의 퍼팅 라인을 바라보지 못하면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퍼팅의 명수들은 오픈 스탠스를 취하는 경향이 늘고 있는데 이는 퍼팅라인을 정확하게 보기 위해서이다.

 유명한 골퍼로는 리 트래비노와 잭 니콜라스가 있다. 이들은 두 발이 홀 왼쪽을 바라보는 오픈 스탠스를 하고 있는가 하면 샘 스니드는 특유의 방식으로 홀을 정면으로 마주보고 퍼팅한다.

 오픈 스탠스로 퍼팅할 경우 많은 이점이 있다.

 즉 왼쪽이 비어있는 자세는 목표를 보기가 쉬워진다.

 두 눈은 목표선 위에 있게 되고 볼 뒤에 시선을 고정시킬 수 있기 때문에 목표를 겨냥하고 쉽고 정확하게 거리감을 잡을 수가 있다.

 또한 퍼터 헤드를 지면에 낮게 스윙할 수가 있어 백 스윙 때 급히 들어 올리는 결점을 보완할 수도 있다.

장종호 (강동 가톨릭병원 이사장·골프칼럼니스트·醫事評論家)

출처: 의학신문

2011년 10월 11일 화요일

Essential Guide to Golf Putting : The Roll

The Roll:

What does this mean?

A perfect roll is a ball struck towards the hole rolling top to tail without sidespin or wavering. Before we move onto technique it is important to grasp what we are tying to do with the ball? Understanding this beforehand will help as we continue with technique.
Golf Putting - The Roll

[Source] Andrewsgolf

2011년 9월 26일 월요일

아마추어의 연습과 프로의 연습, 무엇이 다를까?


“Every shot must have a purpose.”
모든 샷에는 반드시 목적이 있어야 한다.
- Annika Sorenstam (1970 -       )

남아공 출신의 골퍼 개리 플레이어가 아직 신인이던 시절, 난생 처음 출전한 1958년 US 오픈 1라운드에서 그는 역대 최고의 골퍼로 당시 많은 후배 골퍼들의 추앙을 받고 있던 벤 호건과 한 조로 경기를 하게 되었다. 라운드가 끝난 후 라커룸에서 벤 호건은 이 젊고 재능 있는 후배에게 “자네는 곧 머잖아 훌륭한 골퍼가 될 걸세”라고 격려하며 연습을 어느 정도하고 있는지 물었다. 플레이어는 평소 존경해마지않던 대선배의 칭찬에 신이 난 나머지 자신이 평소 실력 향상을 위해 얼마나 많은 연습을 하는지 입술에 침을 튀겨가며 자랑했다.
골프 역사상 세 번째로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남아공의 골퍼 개리 플레이어

이런 후배의 얘기를 잠자코 듣고만 있던 벤 호건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다음 한마디 말을 남기고 라커룸을 떠났다. “두 배로 늘리게!” 이미 남아공의 국민적 영웅이었을 만큼 뛰어난 골퍼였던 플레이어지만 소싯적 자신만의 스윙을 완성하기 위해 손가락뼈가 드러날 만큼 스윙 연습에 몰두했다는 연습의 화신 앞에서 괜스레 주름을 잡다 무안을 당한 셈이다. 이때 들었던 벤 호건의 충고 덕분이었는지는 몰라도 이후 플레이어는 진 사라젠, 벤 호건에 이어 골프 역사상 세 번째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위대한 골퍼가 된다.

골프 연습 무조건 많이 한다고 실력이 늘까?
이처럼 연습은 프로와 아마추어의 구별 없이 모든 골퍼들이 골프를 잘 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무작정 연습을 많이 한다고 반드시 골프 실력이 좋아질까? 스포츠 과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연습량이나 연습시간이 골프 실력 향상과 항상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똑같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다 하더라도 어떻게 연습하느냐에 따라 그 성과는 엄청나게 차이가 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많은 연습이 오히려 실력 향상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주말 골퍼들을 보면 연습할 때 무조건 많은 공을 때려야 실력이 는다고 생각하는 골퍼들이 많다. 하루 천 개 넘게 공을 쳐서 단기간에 싱글이 되거나 또는 프로가 됐다는 일부 사람들의 전설 같은 얘기가 확대 재생산되어 골프를 잘 치기 위해서는 무조건 공을 많이 쳐야 한다는 것이 하나의 정설처럼 굳어진 탓이다. 또 시간제한 없이 박스 단위로 공을 제공하던 예전과 달리 자동타석으로 바뀌면서 무조건 주어진 시간 안에 연습을 끝내야하는 연습장 시스템의 변경도 골퍼들로 하여금 짧은 시간에 가급적 많은 공을 치게 만드는 한 요인이다.
골프 스윙과 같이 우리 몸의 근육을 사용하여 특정 동작이나 기술을 배우고 익히는 것을 운동 학습(motor learning)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아기들이 걸음마를 연습하거나 혹은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우는 것도 모두 운동 학습이다. 흔히 근육 기억(muscle memory)이라는 용어 때문에 근육이 직접 기억하는 것으로 잘못알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 일반적인 학습과 마찬가지로 운동 학습의 경우도 우리 뇌에 학습한 내용들이 기억된다.
우리가 학습한 지식이나 경험을 기억을 할 수 있는 것은 뉴런(neuron)이라고 하는 우리 뇌의 신경세포와 이 신경세포들을 서로 연결하는 시냅스(synapse)의 기능 때문이다. 우리 뇌 속에는 보통 1천억 개의 신경세포가 있고 이 신경세포들은 각각 수천 개의 시냅스로 연결되어 있어 산술적으로 약 100조 개가 넘는 시냅스로 구성된 신경망이 존재한다. 우리가 어떤 내용을 학습하게 되면 그 결과 시냅스를 통해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면서 특정 신경세포끼리 서로 연결되는 방식으로 기억이 저장된다. 이러한 특정 신경세포들 사이의 연결은 마치 숲 속에 새로 난 길이 사람들이 다니면 다닐수록 뚜렷해지고 넓어지는 것처럼 같은 내용을 반복하면 할수록 강화되어 결과적으로 더 잘 기억하게 되는 것이다.

뇌 속의 신경세포들이 시냅스로 서로 연결되어 있는 모습

그런데 이 신경세포의 연결을 돕는 신경전달물질은 우리 뇌가 집중할 때 잘 분비가 되는데 보통 인간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길어야 10-15분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집중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아무 생각 없이 장시간 계속해서 공을 때리는 것은 우리 뇌에 전혀 기억이 되지 않는 무의미한 연습이 될 수 있다. 더 나쁜 것은 장시간 연습으로 피곤한 상태에서 계속 연습을 할 경우 원래의 정확한 동작대신 잘못된 동작을 취하기가 쉬운데 이 상태에서 계속 연습을 하게 되면 자칫 잘못된 동작이 기억되어 오히려 정확한 동작의 습득을 더디게 만들 수도 있다는 점이다.

주말 골퍼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잘못된 연습 습관들 
이 밖에 주말 골퍼들이 흔히 범하는 잘못된 연습 습관 중 하나는 자신이 잘 하는 것만 열심히 연습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그날 드라이버가 잘 맞으면 연습 시간 내내 드라이버만 계속 친다든지 아니면 특정 아이언이 잘 맞을 경우 계속해서 그 아이언으로 공을 치는 식이다. 물론 샷이 잘 맞아 시원스럽게 날아가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야 좋겠지만 잘 맞는 샷을 굳이 아까운 시간을 들여 연습할 필요는 없다. 당연한 얘기지만 정작 연습해야 할 것은 자신이 없거나 잘 못하는 샷이다. 주말 골퍼들이 이렇게 연습하는 이유는 무조건 연습만 하면 된다는 생각에 연습에 앞서 명확한 연습 목적이나  목표를 세우거나 고민하지 않은 채 연습에 임하기 때문이다. 나름대로 연습은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실력은 항상 제자리인 골퍼들 중에 이런 사람들이 많다.
흔히 말하는 ‘연습장 프로’ 혹은 ‘연습장 싱글’도 아마추어 주말 골퍼들의 연습과 관련된 문제점 중 하나다. 연습장에서는 공을 정말 잘 치는데 정작 코스에 나가서는 뒤땅을 치거나 토핑을 내면서 헤매는 골퍼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평소 연습을 할 때 실제 라운드 상황과는 무관하게 연습을 하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연습장에 가보면 보통 주말 골퍼들이 가장 많이 그리고 오랫동안 연습하는 클럽이 드라이버다. 예를 들어 1시간 정도 연습한다고 했을 때 대개 150개 정도의 공을 치게 되는데 이중 거의 절반 가까이는 드라이버 샷을 친다. 심지어 처음부터 끝까지 드라이버만 죽어라 치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골퍼들도 있다.

무조건 연습을 많이 한다고 골프 실력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실제 라운드에서 드라이버를 잡게 되는 경우는 파3 홀을 제외하면 많아야 14번이다. 오히려 일반적으로 주말골퍼들이 가장 연습을 안 하는 퍼터는 한 라운드에서 보통 35-40번을 사용하는데 이것은 전체 스코어의 무려 4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한다. 여기에 실전에서 자주 맞닥뜨리게 되는 100야드 이내의 웨지 샷까지 포함할 경우 스코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0%가 넘는다. 그러나 정작 이들 샷을 연습하는 경우는 매우 적거나 드물다. 실제 라운드와는 정반대로 연습을 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실전에서 같은 클럽으로 두 번 이상 연속해서 스윙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
실력 향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적절한 피드백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따로 레슨을 받지 않는 경우 주말골퍼들은 대개 혼자서 연습장을 찾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나 홀로 연습을 하다보면 자신의 스윙을 제대로 볼 수 없는 까닭에 정말 자신이 제대로 스윙을 하고 있는 지 알 재간이 없다. 실제로 자신은 제대로 어깨 회전을 하고 머리도 움직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실제 스윙을 사진이나 비디오로 찍어보면 대부분의 주말골퍼들이 본인의 생각하고 있는 것과 전혀 다르게 스윙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중간에 샷에 문제가 생겨도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워 고치는데 많은 노력과 시간이 들기도 한다.

세계 최고 프로 선수들의 연습법
그렇다면 세계적인 프로 골프 선수들은 과연 어떻게 연습을 할까? 먼저 이들이 연습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강조하는 것은 연습에 앞서 먼저 자신의 약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연습의 목적과 목표를 명확히 하라는 것이다. 주말골퍼들처럼 아무 생각 없이 연습장을 찾아 역시 아무 클럽이나 마음가는대로 꺼내들고서 무작정 공부터 때리는 프로 선수들은 한 명도 없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연습에 앞서 항상 스스로 자신의 골프에서 지금 현재 필요한 것이 과연 무엇인지 솔직하고 냉정하게 평가한다고 한다. 자신의 스코어를 갉아먹고 있는 요인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보완하는 것이 바로 진정한 연습의 목적이라는 것이다.
연습을 위한 연습이 아니라 가급적 연습이 실제 라운드와 직결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프로와 아마추어의 큰 차이다. 메이저대회를 6차례나 제패한 영국의 닉 팔도는 연습할 때 자신이 경기했거나 경기를 할 골프 코스를 가정하고 절대 같은 클럽으로 두 번 이상 스윙하지 않는 등 실제 라운드와 똑같이 연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스윙 코치로 오랫동안 그와 함께했던 세계적인 티칭 프로인 데이비드 리드베터에 따르면 팔도는 1996년 마스터즈 대회를 앞두고 연습장에서 연습할 때 마스터즈 대회 장소인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의 홀별 코스 구조와 배치를 가정하고 샷을 연습했다고 한다. 심지어 실제 대회와 똑같이 곁에 캐디까지 대동한 채 매 샷마다 결과에 따라 다음 샷에 필요한 정보와 클럽을 자신에게 알려주도록 한 뒤 샷을 했다. 이러한 연습 덕분에 그는 그해 마스터즈에서 당시 세계 랭킹 1위였던 그렉 노먼을 꺾고 자신의 세 번째 우승을 달성한다.

얼라인먼트 스틱과 골프 우산으로 자신의 스윙 궤도를 점검하고 있는 비제이 싱

이밖에도 프로선수들은 혼자서 연습하며 자신의 감에만 의존해 스윙을 점검하는 주말골퍼들과는 달리 연습할 때 항상 스윙 코치나 자신의 스윙을 잘 아는 캐디를 곁에 두고 연습한다. 이들을 통해 자신의 스윙을 수시로 점검하고 필요한 교정을 수시로 받는 것이다. 스윙 코치가 없을 때에도 다양한 연습 도구와 카메라, 비디오 등을 활용한 정확한 피드백으로 자신의 스윙 궤도나 플레인 등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한다. 요약하면 연습의 양보다는 연습의 효율과 효과를 중시하고 보다 스마트한 연습으로 이를 극대화하는 것이 이들 프로들의 연습법인 것이다.

얼마나 일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일하느냐가 중요한 시대
이런 프로선수와 아마추어 주말골퍼의 연습의 차이를 비교해놓고 보니 마치 우리나라 기업들의 오늘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2010년 OECD가 조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간 평균 노동시간은 2,243시간으로 전체 OECD 31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시간당 생산성은 25.1 달러로 28위에 그치고 있다. 이런 한국의 생산성 수준은 73.9 달러로 1위를 차지한 룩셈부르크의 1/3수준에 불과하며 미국이나 일본과 비교해도 각각 43.8%, 65.7% 밖에 안 되는 수준이다. 죽어라 일만하는데도 성과는 그만큼 따르지 않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생산성이 이처럼 떨어지는 것은 무엇보다 노동시간이 다른 국가에 비해 지나치게 많다는데 1차적인 원인이 있다.


우리나라는 물론 대부분의 선진국들도 불과 수십 년 전까지 만해도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로 전체 노동자의 80%이상이 단순 육체노동자, 즉 블루칼라였다. 하지만 산업구조가 고도화되고 지식 경제로 사회가 점차 변화하면서 현재는 예전과는 반대로 오히려 화이트칼라가 전체 노동자 중 다수를 차지하게 되었다. 문제는 노동의 성격이 단순 육체노동에서 점차 복잡한 지식노동으로 변모했는데도 대다수 회사의 노동문화나 관리 방식은 예전의 산업화 시대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이다. 육체노동과 달리 지식노동은 단순히 투입되는 노동시간의 양을 늘린다고 해서 생산성이 높아지지는 않는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많은 회사에서는 출퇴근과 같은 근태 관리와 절대적인 근무 시간의 양으로 직원을 평가하는 관행이 강하게 남아있고 이에 따라 많은 직장인들이 회사와 상사의 눈치를 보며 야근이 밥 먹듯이 하고 있는 것이 그 예다.
지금처럼 얼마나 오래 일했느냐를 기준으로 직원들의 업무를 평가하는 문화와 분위기가 계속되는 한 세계 최장 노동시간 국가라는 오명을 벗기란 요원하다. 더구나 창의성이 중시되는 요즘 시대에 이런 방식으로는 앞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계속 유지하기 어렵다. 툭하면 주말 근무에 야근을 하는 피곤한 현실에서 직원들에게 기발하고 창의적인 발상을 기대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언감생심이다. “All work and no play makes Jack a dull boy.”란 서양 속담처럼 놀지 않고 계속 일만하다가는 정말 바보가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의 약 75%가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출근만 하면 무기력해지고 기분이 나빠지는 ‘회사 우울증’을 경험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진국의 기업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다양한 형태의 ‘일과 삶의 균형 프로그램(work and life balance program)’들을 통해 직원들의 행복과 자기 계발을 돕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이른바 워크 스마트(work smart), 워크 와이즈(work wise) 등의 이름으로 보다 자유롭고 여유로우면서도 업무 성과와 효율은 더 높이는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직원간의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고 아이디어가 촉발될 수 있도록 사무실을 마치 자기 집이나 놀이 공간처럼 편안하고 재미있게 꾸민 구글의 시도는 좀 더 스마트하게 일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이런 노력 덕택에 구글은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직장 1위에 올랐으며 혁신적인 아이디어의 제품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얼마나 오래 일하냐보다 얼마나 스마트하게 일하냐가 중요하다. 자유 분방한 구글의 사무실 모습

“얼마나 오래 일했느냐?”를 따지는 기존의 과정 중심 평가 대신 주어진 시간동안 “얼마나 가치 있게 일했느냐?”를 따지는 결과 중심의 평가 방식인 ROWE(result-only work environment)도 최근 많은 기업들의 도입으로 주목 받고 있다. 2003년 ROWE를 최초로 도입했던 미국의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에서는 예정된 성과를 달성하거나 자신의 업무를 완수하면 나머지 시간의 활용은 자신이 스스로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4주로 계획된 프로젝트를 2주안에 끝냈을 경우 나머지 2주는 유급휴가를 신청해 해외 배낭여행을 떠날 수도 있는 것이다. ROWE 도입 결과 회사에 대한 임직원들의 만족도가 대폭 높아져 이직률이 89%나 감소했으며 업무시간이 줄었지만 오히려 생산성은 41%나 향상되었다.

스마트한 경영, 스마트한 연습 
이들 기업이 단순히 일을 적게 하면서 막연히 업무 성과의 향상을 바란 것은 아니다. 기존의 방식과는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일했기 때문에 이러한 혁신이 가능했던 것이다. 그렇다고 너무 복잡하고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당장 회사의 회의 문화와 방법만 바꿔보라. 많은 직원들로부터 환호를 받을 것이다. 직장인들이 회사에서 가장 시간 낭비가 많고 비효율적인 업무의 하나로 꼽는 것이 바로 회의이기 때문이다. 기업에서 회의는 다양한 의견의 교환과 의사소통 그리고 합의의 도출 등의 순기능도 많지만 필요 이상으로 너무 잦거나 긴 회의는 오히려 직원들의 소중한 시간을 뺏고 의사결정을 지연시키는 비효율의 원흉이다. 굳이 회의가 필요한 일이 아니면 담당자가 직접 결정하게 하고 회의를 꼭해야 할 경우에도 참석인원을 최소화하고 사전에 회의 주제와 관련 자료를 미리 알려주어 회의 시간을 가급적 줄이는 것이 좋다. 회의를 자주 그리고 오래한다고 해서 좋은 의사결정이 나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골프 연습도 마찬가지다. 골프를 직업으로 하는 프로 선수와 취미로 골프를 하는 주말 골퍼를 단순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절대적인 연습량만 놓고 본다면 주말 골퍼가 프로 선수들을 당해낼 수는 없다. 그러나 더 문제는 살펴본 대로 연습의 내용과 질이다. 프로선수들은 뚜렷하고 명확한 개선 목표와 체계적인 계획을 가지고 단 한 개의 샷도 허투루 남발하는 경우 없이 연습 시간 내내 집중함으로써 짧은 시간을 연습하더라도 연습 효과를 극대화한다. 연습장에서 꼭 많은 공을 때려야 제대로 연습했다고 생각하는 주말골퍼라면 진정한 연습의 목적과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때다.


2011년 9월 6일 화요일